* 면허시험장 안쪽은 원칙적으로 촬영을 금지하고 있어서 사진이 많이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2022년 12월 20일, 내가 면허를 딴지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대형면허를 딸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런데 면허에는 대형면허만 있는 것이 아닌,
대형견인 -> 트레일러
구난 -> 레카
2종소형 -> 고배기량(125cc 이상) 오토바이
이렇게 여러 가지 면허가 있다.
내가 이 중에서 가장 따고 싶었던 면허는 대형면허여서, 대형면허부터 도전해 보기로 했다.
1종대형
서부면허시험장에 처음 가봄.
강남에서도 대형 시험이 가능하긴 한데 대기가 너무 길어
전날에만 예약해도 시험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자리가 넉넉한 서부로 왔음.
겨울이라 곳곳에 눈이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트
출발부터 왼쪽 깜박이 안 켜고 출발해서 감점. 경사로에서 시동 꺼먹다 20초 넘게 출발 못해서 실격.
2트 ~ 3트
굴절코스에서 시간초과 or 너무 감점 많이 되어 다음 코스로 못 넘어감.
4트
굴절코스 잘 넘어왔지만 S자에 들어갈 때 진입을 잘못해 들어가자마자 불합격.
5트 ~ 6트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거의 굴절이나 S자에서 불합격했던 걸로 기억함.
7트
T자 통과하고 가속구간 진입할때쯤 80점으로 무사히 통과.
다만 시간이 부족해서 평행주차 하고 종점을 향해 엑셀 밟자마자 시간초과로 점수 1점 까이면서 불합격.
8트
서부까지 가기 귀찮아서 집 근처에 있는 강남에서 봤는데
환경이 익숙치 않아서 + 코스가 약간 달라서 그런가 T자에서 잘못 진입해 선 밟아서 불합격.
그리고 마지막 9트만에 마침내! 합격했다.
2종소형
사실 차와는 다르게 오토바이는 겁이 좀 나기도 했고
그래서 이건 학원 등록해서 들었음.
학과 3시간 + 기능 10시간을 들어야 했는데 솔직히 코스에 비해 좀 길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시험을 봤는데 30초만에 광탈한 거 보면 확실히 만만하게 볼 시험은 아니더라...;;
그래서 그냥 공단가서 다시 시험 보고 면허 받았음.
물론 후회되는 부분도 있긴 있지만
그래도 여기서 배웠던 게 결과적으로 도움은 많이 된 듯!
대형견인
처음 트랙터에 타면 크기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버스 처음 몰 때도 와 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얘는 그거보다 훨씬 높고 훨씬 길다.
강남시험장 기준으로 뽑은지 2년도 안 된 새삥이라 출력도 좋고 핸들 돌리는 것, 기어 넣는 것 등 별로 힘을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공식에 맞춰 보려고 애를 썼는데, 주변에 참고할만한 지형지물도 없고 항공뷰로 보는 거랑 차 내부에서 보는 거랑 너무 많이 다른 탓에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서 그냥 감으로 갔다.
1트 때 진짜 아깝게 떨어졌는데, 후진하는 과정에서 너무 한쪽으로 바싹 붙인 나머지 전진하면서 닿을락 말락 하는 정도(거울로 봤을 때는 분명 검지선에 안 닿았었음)였는데 그걸 잡아내서 불합격이었다.
마지막 4트 때에는 4분 정도만에 출발해서 넣고 빼고 다 끝냈지만, 마지막에 후진할 때 검지선을 너무 신경쓰다 보니 출발을 쉽사리 하지 못했다.
다행히 막판에 검지선이랑 조금 떨어뜨려 둘 수 있었고, 어떻게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핸들을 정신없이 돌리고 풀악셀로 겨우 시간맞춰 합격.
소형견인
원래 대형견인만 따려고 했는데 대형견인을 한 번 몰아보고 멘탈이 나가 이거라도 따 보자 하고 신청했다.
코스는 구난차 코스랑 동일해 별로 빡세지는 않았고, 합격률도 50% 이상 되는 것 같고
내가 운전에 대한 감이 아예 없지 않다 싶으면 무난하게 붙을 수 있다.
나도 1트만에 합격.
중간에 당황해서 시동 한 번 꺼먹긴 했는데 이건 애교로 넘어가자구요😅
구난차
얘는 17년식인가 18년식인가 그런데, 연식 치고는 뭔가 많이 상태가 안 좋다.
PTO 스위치도 고장나서 몇 달동안 방치해 두기도 했었고,
막판에 시험 볼 때는 PTO는 고쳐뒀지만 크레인 올리고 내릴 때 당장이라도 시동이 꺼질 듯한 털털거리는 소리가 났다.
기어도 굉장히 뻑뻑해서 처음 타면 기어를 잘 못 넣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후진 기어가 살살 넣으면 잘 빠지는 탓에 후진 못해서 출발실격 나는 경우도 꽤 있었음.
대형, 대형견인 구난 세 개 다 본 사람들한테 뭐가 가장 어려웠냐고 물어보면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절반 이상은 이 구난차 시험을 꼽는다.
물론 나도 가장 어려웠고 감 잡기도 가장 힘들었던 시험이다.
응시자 수가 많지 않은 것도 있고, 세 개의 시험 중 가장 여유 공간이 없이 빽빽하게 라인을 만들어 둔 탓에 정형화된 공식도 없었다.
시험을 볼 때에도 다른 시험에 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고 떨어지는 것을 많이 봐왔다.
그렇게 나도 여러 가지를 시도해 봤지만, 정말 쉽지 않았고
중간에 포기할까 생각도 들어 몇 달간 일정이 없음에도 시험을 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두 번의 시험을 봤고,
10트째에 감점 없이 100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대형면허부터 따고 하나씩 단계별로 따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렇게 전 차종 면허를 향한 나의 여정은 마침내 끝나게 되었고
한동안 면허시험장 갈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내 면허증 어디갔지... ㅠㅠ (면허증 잃어버려서 찾는 중인데... 아마 못 찾을듯....)
딴 방법
그냥 감으로 땄다.
인터넷에 있는 공식을 보고 적용해 보려고 해도, 결국은 여러 번 직접 시도하고 부딪혀가면서 해 보지 않는 이상
공식을 정확히 적용하려면 엑셀과 브레이크, 핸들을 cm 단위로 정밀하고 신속, 정확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게 한 번에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1종대형이랑 구난 같은 경우는 적어도 5트를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도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나중에는 나도 그랬고.
정말 빠르게 따는 분도 계셨다. 대형이나 구난 같은 거 1트만에 하시는 분들도 없지는 않는 것 같았다.
다만 그런 경우는 감각이 굉장히 좋거나 운이 잘 따라주는 경우로, 내가 면허시험장에 거의 30번 갈 동안 수백 명의 사람들을 만났지만 체감상 1%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면허시험장에서 이런 식으로 따려면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도전해보는 것이 좋아 보인다.
(대신 1년인가 2년 넘어가면 응시원서가 무효가 되어 신체검사랑 서류작업 다시 해야 될 수도 있으니 주의!)
에필로그
총 든 비용 계산해봄.
면허증 발급 3회 -> 8,000 + 8,000 + 15,000 = 31,000
기능 24회 -> 25,000 * 2 = 50,000(인상후), 20,000 * 22 = 440,000(인상전)
신체검사 1회 -> 7,000
2종소형 -> 400,000 + 44,000 + 10,000 = 454,000
총 932,000
중간에 기능시험 비용이 인상되었는데(20,000 -> 25,000)
그나마 인상 전에 웬만한 걸 다 끝내둬서 100만원 안쪽으로 마칠 수 있었다.
5천원 인상이 큰 게 아닌 것 같아도 퍼센트로 따지면 25%라서 은근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