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전날 비가 와있었다.
자전거를 밖에 세워둬 큰일났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비를 잔뜩 머금고 있는 자전거를 볼 수 있었다.
대충 물기 닦고 출발.
그런데 가다 보니 날이 점점 좋아져서 우비까지 입고 준비 단단히 하고 출발했지만
오히려 우비가 더워서 거슬렸음.
그렇게 열심히 가고 있었는데
도착을 약 30km정도 남겨놓은 지점에서 자전거 바퀴가 터졌다.
체인 상태가 말이 아닌데, 셋째 날까지 괜찮다가 마지막 날에 비 한번 맞고 저 지경이 되었다.
한번 저런 이후로 제주도 다녀와서는 체인에 기름칠 꼬박꼬박 해주는 중.
이리 된 탓에 원래 더 가서 밥 먹으려고 했는데, 그냥 근처에 있던 식당에 들어가서 밥 먹고 쉼.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서 바퀴 터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한참 뒤에 기사님께서 오셔서 자전거 수리해 주심.
자전거 수리만 업으로 하시는 분은 아닌 듯 하고,
다른 일 겸해서 자전거 수리까지 하시는 것 같았다.
꼼꼼히 봐주셔서 수리하는 데에도 시간은 좀 걸렸지만 그 뒤로 안심하고 탈 수 있었음.
도장깨기 성공.
뭔가 도장을 다 찍으니 완주도 안 했는데 벌써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그 뒤로 숙소까지 신호도 많고 시내도 거쳐 가야 했기에 2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함.
숙소는 낼모레 배타고 올라가야 하는 거 감안해 항구 근처로 잡았다.
여기 위치도 좋고 숙소도 수영장도 있고 가격대비 괜찮았음.
특히 이불에서 나는 특유의 호텔 냄새가 좋았다.
베스트웨스턴 계열은 다 평타 이상은 치는 것 같음
저녁은 흑돼지.
저녁을 먹고 나니 하늘이 끝내준다.
이렇게 4일간의 여정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진짜 날씨가 신의 한 수였던 여행이었다.
계속 비가 올 줄 알았지만 다행히 자전거 타는 동안에는 사실상 비가 아예 오지 않았고,
구름이 없었으면 30도 이상의 날씨가 계속되어 타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흐려서 자전거 타기 딱 좋은 정도의 온도가 유지가 되었다.
이렇게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내일 하루 놀고 모레에는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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